올레를 걷다 1 제주행 2시 25분 진에어. 12시 무렵 집을 나선다. 사람들로 북적이는 화요일 오후의 지하철 2호선. 때 이르게 튼 에어컨 바람이 한데 뭉쳐 흐르던 사람들의 땀냄새를 흐트린다. 그래도 나는 연신 땀이 흐른다. 손에 꼭 쥔 손수건으로 꾹꾹 이마의 땀을 눌러 닦으며, 온몸에 달라붙은 두통을 견디며, 나는 그렇게 서울을 벗어나고 있다. 심한 진동과 소음을 일으키며 비행기가 이륙하고 있다. A, B, C 세 구역으로 정해진 자리. 자리 번호는 따로 없다. 구름 위에 오르면 내가 발 딛고 섰던 땅이 까마득히 내려다보인다. 인간은 티끌보다 더 작은 존재라고 했던가. 그것이 실감되는 순간. 얼마만인가. 이렇게 높이 앉아 저 아래 땅을 내려다보는 것이, 근 2년여만이 아닌가. 2년 전때늦게 찾아든 열병 속에, 온 몸.. 더보기 이전 1 ··· 38 39 40 41 42 43 44 ··· 46 다음